영지는 아침 6시에 일어나서 쭉 공부하고 집에 와서 자기 전까지 공부를 하다가 잠에 듭니다. 반면에 상민이는 8시쯤 느즈막히 일어나서 쭉 공부하고 집에 와서 TV를 보다가 잠에 듭니다. 과연 영지가 상민이보다 시험을 잘 볼까요? 제 경험상 아니었습니다. 조금 이상하지 않나요? 이론적으로 영지가 공부를 많이 하니까 시험을 더 잘 봐야 됩니다. 그런데 저만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닌 거 같습니다. (김예지 약사 유튜브 링크)
지금 새로운 마음으로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면 여러분은 시행착오 한 번을 줄이고 시작해 봅시다. 저는 딱 한 개만 말씀드릴 거예요. 바로 공부를 많이 하지 말아라! 여기서 ‘많이’라는 것은 두 가지로 나눠볼 수가 있는데요. 첫 번째는 공부량, 그다음에 공부 시간입니다. 둘 중에
어떤 것을 많이 하면 안 될까요? 바로 둘 다 많이 하면 안 됩니다. 하나씩 설명드릴게요. 여기까지만 보시고 나가시면 큰일 나겠죠? 지난번에도 초반부만 보고 아버지를 기절시켰다는 등 그런 댓글들이 많았는데 끝까지 한번 들어보세요.
공부량이 많으면 시험을 잘 본다?
아닙니다. 비타민C가 몸에 좋아서 매일 하나씩 먹었더니 감기도 안 걸리고 피부도 좋아졌어요. 자 그럼 몸에 좋으니깐 하루에 10알을 먹어 본다면 과연 몸이 좋아졌을까요? 아니요. 소변만 노래질 뿐입니다. 여기서 하고자 하는 말은 우리 뇌에도 용량이 있습니다. 하루에 수용할 수 있는 양만 담아야 합니다. 그 이상 넣게 되면 정작 핵심 내용을 놓칠 수 있어요. 그러면 내가 수용할 수 있는 양이 얼만지 어떻게 알아요? 이 내용은 뒤편에서 알려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공부 시간을 늘리면 시험을 잘 본다?
아닙니다. 공부 시간이 절대로 기준이 되어선 안 됩니다. 많은 학생들이 공부할 때 스톱워치를 세워 두고 얼마나 공부했는지를 체크하곤 하는데요. 처음 공부 습관을 잡기엔 좋을지 몰라도 효율적인 면에서는 나쁜 습관입니다. 우리의 시험 공부 목적이 뭐죠? 바로 점수를 높게 받기 위함입니다. 즉 질문에 올바른 정답을 해야 하죠. 공부 시간을 늘린다고 해서 가산점을 받지 않아요. 시간을 많이 들이지 않고 시험을 잘 보기 위한 얌채 팁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집중하세요.
첫 번째, 공부 시작 전 20분 동안 진정 타임을 가져야 합니다.
자리 앉자마자 바로 책 펴고 공부하는 것이 아닌, 나 이제 공부 시작할 거야라고 뇌에게 말을 해주는 거죠. 이 때 저의 경우 항상 의식을 치르듯이 똑같은 걸 했습니다. 책상 위에 어떠한 책도 올리지 않고 스케줄러와 빈 종이, 펜 하나를 꺼내 둡니다. 오늘 할 일들을 순서 없이 쭉 적어 나가요. 그리고 우선순위를 매긴 다음에 시간별로 크게 크게 배치합니다. 몇 시부터 몇 분까지 이렇게 세세하게 매기지 많았어요. 예를 들어서 국어 150쪽 풀기, 수학 50번까지 풀기는 저녁 먹기 전에 하고 영어 단어, 수학 인강 두 개 듣기는 저녁 이후에 집에 가서 하기 이런 식으로 크게 크게 러프하게 잡았습니다. 하루의 계획을 쭉 세우고 나서는 상하고 벌을 정했어요. 이 때 상벌은 뭐냐면, 내가 오늘 할 일들을 다했을 때 스스로에게 어떤 상을 줄지 한 가지를 적어보는 거예요. 예를 들어 “이거 다하면 상으로 집에 가서 TV 1시간 혹은 유튜브 30분 동안 시청 가능함. 김예지 약사 채널 구독과 좋아요 할 수 있음.” 이렇게 구체적으로 내가 지금 당장 너무 하고 싶은 한 가지를 딱 적어 두는 거예요. 그 다음에 벌도 한 가지를 정합니다. 내가 오늘 적은 거 하나라도 못 했을 때는 벌이 내려집니다. 저의 경우에는 “저녁 먹기 전까지 이거 두 가지 다 못하면은 저녁 먹지 말고 요거트만 먹는다. 오늘 분량 다 못 채우면 내일은 커피 마시지 않는다. 혹은 집에 갈 때 가방에 괜히 책 다섯 권 더 넣고 걸어가야 함.” 이런 식으로 벌을 정해 놨어요. 바로 공부에 들어가기보다 분량과 순서, 시간, 상벌을 정해 두면은 어느 정도 공부할 마음의 준비가 됩니다.
두 번째, 다지기 시간
위에서 적은 한개의 분량을 다 하면은 신나게 펜으로 찍찍 그어야 합니다. 그리고 다음으로 바로 넘어가지 말고 다지기 시간을 가집니다. 만약에 수업 한 시간을 들었다면 머릿속으로 수업 시간을 리플레이 하는 거죠. 저는 공부하는 걸 티내는 걸 별로 안 좋아했어요. 좀 소심한 학생이었어요. 그래서 쉬는 시간에 화장실 가는 척 하면서 머릿속으로 리플레이를 돌렸고 그 다음에 엎드려서 자는 척 눈 감고 이 다지기 시간을 활용했습니다. 이 때 어떻게 다지는 거예요? 그냥 공부한 내용을 통으로 떠올리나요?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데요. 그것보다는 스스로에게 과외를 하듯이 떠올립니다. 어려울 것 같아서 방법을 딱 정해 드릴게요. 내가 선생님이 됐다고 생각하고 개념을 쭉 설명을 하는 거예요. 학생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있죠? “왜요?” 이걸 한 번 던져보는 거예요. 그러면 순암기했던 내용들을 내가 이미 알고 있던 지식과 연관지어서 설명하려고 합니다. 설명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해가 가는 개념들이 생기고요. 그러면서 암기할 내용들은 더 줄어들어요. 그렇게 해서 내가 첫 번째로 “왜?”라는 질문을 던졌다면 두 번째는 “그래서요?”라는 질문을 던져 보는 거예요. “그래서 이 개념은 시험에서 어떻게 출제되는데요?” 이걸 떠올리는 거죠.
예시
한 번 예시를 들어 볼게요. 독감이라는 내용을 공부했어요. ‘독감이라는 것은 바이러스로 매개되고 얘는 RNA 바이러스다.’ 라는 내용을 공부했다고 쳐볼게요. 그러면 저는 이렇게 했습니다. “독감은 왜 RNA 바이러스인데?” 라고 하면은 아는 지식으로 “아 내가 독감 주사를 매년 맞았지. 그 이유가 뭘까? 아 변이가 많기 때문이야. 그럼 변이가 많은 거는 왜지? 아 RNA는 한 줄이고 DNA는 두 줄인데 한 줄짜리 RNA가 외부에 노출이 많이 되기 때문에 변이가 많이 일어나. 그렇기 때문에 독감은 한 줄짜리 RNA 바이러스야.” 그래서 ‘이건 어떻게 출제되는데?’ 라고 한다면 “아 이거는 주로 병원체 지식 확인용 문제로 나오고 바이러스와 세균을 비교하는 문제로 나오지.”
세 번째, 공부 중 깨짐 없애기
공부 시간 사이에 깨짐이 없어야 합니다. 특히 가장 주의를 해야 할 것은 핸드폰이에요. 핸드폰을 하지 말라는 건 아닙니다. 오늘 할 걸 다 하고 하셔야 돼요. 아주 잠깐 화장실을 가면서 혹은 엘리베이터 기다리면서 카톡 확인하는 것도 안 되나요? 저는 이때 절대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우리 뇌는 A에서 B라는 작업으로 변경할 때 에너지를 쓰게 됩니다. 잠깐 핸드폰으로 갔다 오는 것만으로도 작업이 왔다 갔다 두 번이 쓰이게 되죠. 몰입이라는 단어를 영어로 하면은 Flow라고 합니다. 마치 물이 흐르는 것과 같다라고 해서 ‘흐르다’ 라는 단어가 붙여졌어요. 한 번 플로우를 탔다면 깨지 않고 쭉 공부를 해야 공부를 빨리 마칠 수 있습니다. 이동 시간이나 화장실을 가거나 물 마실 때 핸드폰을 습관적으로 보지 말고 그 시간을 뇌 속으로 다지는 시간으로 활용해 보세요.
네 번째, 최종 다지기
마지막으로 가는 길을 활용하는 거예요. 이 때 마지막 다지기를 들어갑니다. 오늘 공부한 내용을 아침부터 순서대로 쭉 끝까지 스스로에게 설명을 해 보세요. 스스로에게 과외하는 거예요. 이 때 내가 너무 많은 양을 공부했다면 처음에 아침에 공부한 내용이 잘 기억이 안 나요. 혹은 떠올리는 내용이 뭐 너무 빨리 끝났다면 이거는 지금 내 공부량이 부족하다는 뜻입니다. 처음에 말한 본인만의 뇌에서 공부 수용량은 공부량을 이렇게 조절하면서 찾아가야 합니다. 쭉 다 설명할 수 있을 정도가 여러분의 공부 적정량이고, 익숙해지면 야금야금 늘려가는 식으로 수용량을 키워 나가야 합니다.
다섯 번째, 상벌 타임
자 이제 집에 와서 상을 줄지 벌을 줄지 정하는 거예요. 오늘 할 일을 완수하고 집에 오는 길에 다지기까지 다 했다면 충분히 보상을 해 줘야 돼요. 이 때 저는 스스로에게 칭찬을 많이 했습니다. 부끄럽지만 ‘역시 역시 난 짱이야. 난 믿고 있었어. 나 좀 멋있잖아.’ 하면서 스스로에게 칭찬을 마음껏 하고요. 아무도 보지 않으니까요. 그다음에 아까 첫 번째로 정해둔 그 상을 줍니다. 보고 싶었던 프로그램을 1개 다 보든지 만화책을 보든지 상을 정해놓고 마음껏 즐기세요. 여기서 주의할 것은 그 다음날 영향을 미치지 않게 적당한 선을 지켜야 합니다. 예를 들어서 공부 다 하면 술 마시기, 공부 다 하면 밤 새서 드라마 다보기 같은 거는 다음날 공부에 영향을 미치니까 안 되겠죠. 그 다음에 할 일을 다 하지 못했다면 벌을 받아야 합니다. 다음날 커피를 참든지 아니면 학교에 무겁게 가든지 하기 싫은 일 한 가지를 꼭 해야 돼요. 이렇게 해서 뇌한테 경각심을 줘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뇌에서는 어느 정도 회로가 돌아가게 돼요. 우리 뇌를 속이는 거예요.
공부를 다 했다 = 상을 받는다 = 도파민이 나온다.
시험을 잘 본다 = 도파민이 더 나온다.
도파민을 위해서는 공부를 더 해볼까? 이런 식으로 선순환을 그리는 것이다.
공부를 다 못 했다 = 벌을 받는다 = 스트레스 받으니까 ‘내일은 꼭 다해야지’
[정리]
공부를 많이 하지 말아라. 여기서 ‘많이’라는 것은 양이나 시간에 집착하지 말아라. 사람마다 수용량이 있고 그 양을 찾고 퀘스트처럼 공부해라. 시간이 기준이 되어선 안 된다. 다 하면은 상을 주고 실패하면 벌을 주고!
어떤 책에서 본 문장인데요. 저는 참 공감이 되더라고요. ‘인생은 어쩌면 나에게 맞는 집중력을 높이는 방법을 찾아가는 여정’이라고 합니다. 어떤 숫자, 결과로만 본인을 판단하기에는 인생이 재미없잖아요. 하루하루 성취해 가는 그런 상민이가 되길 바랍니다. 그러면 다들 쫀득한 공부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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