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개발자 콘퍼런스(GTC)에서 새로운 주력 AI칩 '블랙웰'이 공개됐다. 2080억 개의 트랜지스터로 구성된 블랙웰은 미국 국립과학원(NAS)의 첫 흑인 회원으로 선출된 데이비드 블랙웰의 이름을 딴 것으로 전해진다.
결과적으로 보면 좋은 것 같진 않다.
나는 엔비디아의 GTC보다는 오히려 마이크론이 한국 시간으로 3월 21일 목요일 새벽 6시 이후에 있을 실적발표와 관련해서 더 중요하다고 본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인공지능 관련 주식이 오른 것을 보면 컨퍼런스 같은 신제품 발표로 오는 것이 아니라, 엔비디아의 칩 수요가 몰린다는 것을 실적을 통해 비로소 알게 되고 시장이 놀라면서 급작스럽게 오르는 종류의 패턴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마이크론의 실적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마이크론의 실적
실적으로 본다면 스노우플레이크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하면서 AI 불패 신화를 연속으로 이어왔으나 지난 번 마벨, 브로드컴의 실적 쇼크, 어도비 쇼크로 엔비디아를 비롯한 AI 관련 주식이 내림세를 탔다. 이번 마이크론의 실적 발표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한다면 인공지능 주식이 다시 한 번 동반성장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난번처럼 동반하락을 할 수도 있다. 이번 주가의 방향은 전적으로 마이크론의 실적에 달려있다. 물론 마이크론의 실적 발표에서 실적 그 자체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마이크론이 개발할 고대역폭 메모리 HBM3E의 올해 개발 여부와 판매량 등 가이던스가 시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어닝 서프라이즈의 판단은 실적과 관계 없이 실적 발표 후에 오르면 어닝 서프라이즈이고 떨어지면 어닝 쇼크로 보면 된다.
FOMC
이번 FOMC는 금리 향방보다 분기 경제전망과 점도표에 시장의 이목이 특히 집중되고 있다. 이번 FOMC의 관전포인트는 점도표이다. 올해 연준은 금리를 세 번 내린다고 했는데 두 번 내리는 것으로 바뀐다면 시장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으로 바뀐다면 아직도 강력한 CPI, PPI 지표가 완전 고용에 가까운 실업률 영향 때문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FOMC에서는 금리를 세 번 내릴 것으로 예상한다. 이유는 두 번으로 갑자기 바꾸면 시장에 영향을 너무 크게 주고 이번 달, 다음 달 지표 보면서 금리 인하 방향을 바꿔도 늦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 FOMC는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어제 가장 서프라이즈했던 뉴스
알파벳의 주가는 구글이 애플과 차세대 아이폰에 구글의 AI 챗봇 '제미나이'(GEMINI)를 구축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소식에 4% 이상 올랐고, 애플의 주가도 0.6% 가량 상승했다. 물론 OpenAI와의 협업도 논의했다. 확정은 아니다. 만약 애플의 아이폰에 구글의 제미나이가 탑재된다면 단기적으로는 애플과 알파벳 모두에게 좋은 선택이라고 보인다. 애플의 제미나이 선택은 현재 삽질하는 제미나이의 성능과 가능성을 아주 까다롭기로 소문난 애플이 인정했다는 것이 되고 그로 인해 구글의 주가에는 도움이 될 것이다. 그래서 어제 구글이 4% 넘게 오른 것이다. 애플도 차세대 아이폰에 구글의 제미나이를 쓴다면 하반기에 애플도 삼성처럼 인공지능 폰을 만들어 팔 수 있게 될 것이다. 아이폰의 판매량은 늘어날 것이고 교체 수요도 꽤 될 것이다. 그런 면에서 단기적으로 애플의 판매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 vs. 구글
어제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는 소폭 빠지다가 소폭 오르면서 끝이 났다. 왜냐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OpenAI와 연계한 Bing의 검색 엔진을 띄우고 있는 와중에 스마트폰의 양 진영인 iOS와 안드로이드에서 제미나이가 채택된다면 마이크로소프트의 Bing의 점유율은 더 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애플은 구글의 제미나이를 채택한다면 단기간으로는 판매량이 늘어 좋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좋지 않다. 애플은 한 때, 인텔의 CPU를 썼는데 애플의 전용칩인 M1칩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인텔에서 독립했다. 애플의 팀쿡은 구글의 제미나이라는 적과의 동침을 선택하고 차후 자신의 AI 챗봇이 개발되면 끼워넣음으로써 위기를 돌파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그러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사용자 경험에서 다르다. M1, M2, M3 칩과 같은 하드웨어는 맥북에 들어가 있지만 보이지도 않는다. 성능만 좋다면 끝이다. 그러나 소프트웨어는 사용자가 직접 만나는 것이다. 따라서 향후 애플의 AI가 쓸만해져서 AI챗봇을 기본 탑재한다 하더라도 사용자들이 기존에 썼던 것을 다시 쓸 수도 있다. 그런 면에서 이번에 있을 딜은 애플이 스스로 폐쇄적이고 독자적인 iOS라는 시장을 구글에게 내주는 선택이 될 수도 있다.
물론 마이크로소프트에 투자하는 입장에서 보면 구글의 제미나이보다는 OpenAI의 ChatGPT가 차세대 애플폰에 채택되었으면 하는 것이 바람이다.
구글과 애플
NYT "구글, 애플 기기 검색 독점으로 매년 80억~120억 달러 지급"이라는 기사가 있다. 애플은 타사의 AI 챗봇을 채택함으로써 금전적으로도 큰 손해를 볼 것이다. 구글이 자사 검색 엔진을 애플의 아이폰에서 우선 선택되도록 하면서 애플에 연간 80억~120억 달러의 비용을 지불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애플은 이번에 구글의 AI 챗봇을 채택함으로써 구글에게 아이폰 판매를 할 때마다 더 큰 금액의 로열티를 지불할 수도 있다.
애플의 전망
애플이 2023년 자사주 매입으로 쓴 돈이 약 776억 달러이다. 그러나 구글이나 OpenAI의 AI 챗봇 사용 대가로 엄청난 로열티를 지급한다면 애플은 성장동력인 AI가 없기 때문에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가 끌어올리기도 힘들어진다. 그러나 애플이 구글의 제미나이를 채택한 후에 실패하게 되면 더 문제다. 구글의 AI 챗봇은 교황이나 아인슈타인과 관련해서 유색 인종 관련 논란이 있었다. 그만큼 구글의 제미나이는 OpenAI의 ChatGPT보다 유독 실수를 많이 한다. 실수인지 실력인지 모르겠으나 만약 실력이 뒤처진다면 스마트폰 세계 1위인 애플의 이미지에 먹칠을 할 수도 있다. 향후 성능이 안 좋은 챗봇을 선택함으로써 대규모 리콜 사태를 맞을 수도 있다.
결론
애플은 스티브 잡스 시절 스마트폰을 만들며 세상을 바꾼 오리진이었다. 그러나 이젠 창조자가 아닌 구글의 종속자가 되려 하고 있다. 주가는 거짓말을 안 한다. 스스로 처음인 자, 게임의 룰을 만드는 자, 새판을 짜는 자, 원조가 되는 자, 그리하여 세상을 지배하고 자신의 운명을 창조하는 자가 바로 창조자이다. 세상을 바꿀 새로운 AI의 창조자 오픈AI를 알아본 마이크로소프트가 애플을 제치고 세계 시총 1등이 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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