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1억원짜리 빵공장 소유
B 1억원어치 빵 소유
A가 B보다 현명해보인다.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에서 부는 생산수단(공장)과 잉여생산물(빵)로 나뉜다고 말한다.
생산수단은 공장, 건물, 거대 자본 등으로 나에게 부를 가져다주는 수단! 생산수단을 소유한 사람은 경제력 가지고 나아가 권력을 가진다. 생산수단이 없는 사람은 자신의 노동력을 팔아 생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 빈부격차가 커지는 원인은 잉여생산물이 아니라 생산수단에 있다.
자본주의는 정부의 개입 정도에 따라 3가지로 나뉜다.
1 초기자본주의
2 후기 자본주의
3 신자유주의
커피 5000원 = 원두가격, 임대료, 매장유지비 3000원 + 임금 1000원 + 수익 1000원
동네에서 A, B, C가 경쟁하면 자신의 수익을 일부 포기하고 가격을 내린다.
초기자본주의
:국가가 간섭하지 않아도 시장은 스스로 가격을 조절한다. 자유로운 경쟁이 사회 전체의 부를 증진시킨다.
그런데 문제가 생긴다. C가 적절한 가격에 커피를 팔고 있었는데 A가 3800원에 커피를 파는 것이다. 알아보니 A는 건물주여서 임대료를 내지 않아도 되니 그것이 가능했다. 결국 C는 무리하게 알바생들의 임금을 낮추면서 아메리카노 가격을 4300원으로 더 낮춘다. 정부가 개입하지 않으니 최저임금제도도 없다.
그런데 A도 C가 낮춘 만큼 알바생의 임금을 낮출 수가 있다. A와 C 사이에는 결코 넘을 수 없는 자본력이라는 차이가 있다. 희생은 알바생들이 감수한다. 그런데 알바생은 다른 입장에서 보면 소비자다. 임금이 적어지면 소비가 줄어들고 아메리카노의 수요가 줄어든다. 카페 점주 A, B, C는 수요를 늘리기 위해 가격을 낮추지만 결국 알바생의 임금이 더 줄어들고 소비도 줄어든다. 그렇게 되면 경기침체, 대공황이 일어난다. 초기자본주의는 1932년 세계 경제대공황이 일어나면서 실패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미국은 ‘뉴딜’이라는 국가개입정책을 내놓는다.
이것이 곧 후기자본주의!
: 정부가 세금을 통해 부를 재분배함으로써 소비를 활성화하고 자본에 의한 독점을 막는 체제!
대공황이 발생해 C는 판매되지 않은 원두를 먹으며 버티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날 정부가 이웃동네에 거대한 화력발전소를 건설하기 시작했다. 인부들이 모여들고 그들은 소득이 생기자 아메리카노를 주문하기 시작했다. 커피 주문량이 늘어나자 C는 다시 알바생을 고용하고 아메리카노 가격을 인상했다. 수요가 많으니 가격 인상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수익이 급증했다. 후기 자본주의에서 정부는 이처럼 시장에 적극 개입하면서 문제를 해결했다. 공공사업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고용된 노동자들의 소비 활동을 유도했다. 세금을 적극적으로 징수하여 이를 다시 공공사업의 자금으로 사용한다. 이 과정에서 부가 재분배되고 빈부격차가 줄어들었다. 또한 다양한 규제를 통해 노동환경을 개선하고 사회적 소외계층에 혜택을 제공했다.
그렇다면 후기 자본주의가 인류가 찾아낸 최적의 경제체제인가?
화력발전소의 일부 공장에 사고가 발생해 운영이 중단됐다. 노동자가 줄어들면서 커피 주문량도 같이 줄었다. C는 사업이 잘 될 때 고용했던 인원을 감축하고 임금을 줄이고자 했다. 그런데 후기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고용과 관련된 규제, 최저임금제도나 노동권 보호 등이 있었다. 정규직 바리스타 세 명이 단합했다. 한 명을 자르면 모두 그만두겠다고 협박했다. C는 모두 고용할 테니 임금을 줄이자고 제안했지만 바리스타들은 거부했다. 장사가 잘 될 때 임금을 올리지 않았으면서 장사가 잘 안 된다고 모든 희생을 자신들에게 부담하는 것은 불공평하다는 것이었다. 결국 C는 손실을 메우기 위해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 A, B도 카페 규모를 줄이지 못하고 아메리카노 가격을 인상했다. 수요는 줄었는데 아메리카노의 가격이 상승한 것이다. 이처럼 경기는 침체하는데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상황을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한다.
후기 자본주의는 정부의 과도한 개입으로 경직된 노동시장을 형성했고 이로 인한 불황과 경기침체를 가져왔다. 이를 정부실패라고 한다.
그렇다면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세계적으로 다시 시장에 자유를 줘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초기자본주의로의 복귀를 주장하는 경제 체제, 신자유주의가 시작된 것이다.
신자유주의는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체제로 대표적으로 우리나라, 미국, 일본이 신자유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C가 살고 있는 동네에도 신자유주의가 도입되었다. 세금이 줄고 C의 순이익이 증가했다. 규제가 없어지자 C는 정식직원을 뽑지 않고 바리스타까지 아르바이트로 고용했다. 한편 초기자본주의의 문제가 다시 나타났다. 건물주 A는 아메리카노 가격을 대폭 인하했고 자본력을 앞세워 홍보에도 열을 올렸다. 결국 C는 A에게 고객을 대부분 빼앗겼다. 그런데 어느날 A가 찾아와서 말했다. “가게 사러 왔어”
눈물을 머금고 C는 A에게 카페를 넘기고 직원이 되었다. 알고보니 B도 가게를 팔고 A의 직원이 되어있었다. A의 사업은 번창해갔다. 독점하고 있었기에 가격을 낮출 필요가 없었고 시장상황이 좋지 않을 때는 구조조정이라는 이름으로 알바생을 줄이고 직원을 해고할 수 있었다.
이러한 신자유주의는 최고의 경제체제는 아니지만 그나마 인류가 찾아낸 최선의 경제 체제라는 주장이 있다. 시장의 독점과 빈부의 격차가 발생하지만 전체적으로는 경제가 성장하고 발전하기 때문! A는 어떤 일도 하지 않는다. 다만 카페를 소유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카페에서 일하는 어느 누구보다 A는 빠른 속도로 자본을 불려나간다. 그렇다면 A는 어떻게 카페라는 생산수단을 소유할 수 있었을까? A가 이미 자본을 소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카페에서 일하는 B, C도 열심히 일하면 부를 축적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그만큼 A의 소득도 함께 높아진다. 노동자는 경쟁을 통해 다른 노동자를 이길 수 있지만 자본가를 이길 수는 없다. 노동자가 열심히 노동할수록 자본가는 그만큼 더 부유해진다. 결국 막대한 자본을 빠르게 축적하는 A가 대부분의 생산수단을 선점할 것이다. 이것은 우리 생활 가까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며 사실 우리가 이미 잘 알고 있는 일이다.
오늘날 한국사회에서는 신자유주의와 후기자본주의가 뜨겁게 논쟁이 되고 있다. 두 문제는 성장과 분배의 문제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보수와 진보라는 정치싸움으로 이어진다. 어떤 자본주의를 선택하는가에 따라 누구의 부가 축적되고 누가 희생되는지가 결정된다.
성장과 분배중 어떤 가치를 선택해야 하는가? 경제 체제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근현대의 역사와 지금의 정치구조, 나아가 윤리적 딜레마까지 이해할 수 있다.
책그림 영상 확인: https://www.youtube.com/watch?v=1sq5_1kCX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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