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100세인의 절반은 요양병원에 계신다. 우리는 지난 몇 년 간 주가 예측, 부동산 예측! 온갖 유튜브가 날만 새면 뭘 사야하는지 계속 물어봤다. 내가 50년간 이 업계에서 일을 해왔는데 컴퓨터 앞에 앉아 가지고 주식 샀다 팔았다... 빨리 말려야 된다. 3년 전, 이맘 때 코로나 사태로 주가 박살 날 때 미리 아셨나? 이제 안전한 건 없다. 근데 장기 투자 얘기하면 짜증 내고 잘 확인하고 사는 사람이 100명 중에 1명도 없다는 게 문제다. 원칙은 지켜야 한다.
강창희 대표 프로필
현)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대표
전) 미래에셋 부회장
도시샤대학교 대학원 상학연구학 석사
부자라는 착각에 빠진 한국, 곧 끔찍한 노후 펼쳐진다.
내가 금년에 70대 중반인데 내 나이가 되면 깨닫게 된다. ‘그 때 그렇게 해서는 안 되는 거였구나.’ 그런데 깨닫게 되면 이미 늦은 것이다. 그래서 나는 40대, 50대 때 미리 그 후반 인생 문제에 대해 생각을 해보고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가
노후의 3대 불안은 첫째가 돈, 둘째가 건강, 셋째가 외로움이다. 이 3대 불안에 대비해서 현역 시절에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 생각을 해봐야 된다.
부동산
재작년에 한국은행에서 주요국의 가구당 순자산(구매력평가환율 기준 가구당 순자산)을 계산해서 발표했다. 우리나라는 59만 4천 달러니까 6억이 넘는다. 그런데 프랑스가 57만 2천 달러, 일본이 50만 달러다. 아시다시피 이 두 나라가 선진국이고 우리보다 몇십년 앞서서 자본 축적을 시작했다. 그런데 아무리 물가를 감안했다고 하지만 우리가 이 두 나라보다 부자라는 거다. 믿어지나? 한국은행 발표인데 거짓말은 아닐 것이다. 근데 문제는 이 가계 자산을 분해해 봤더니 우리나라는 78%가 부동산이라는 것이다. 미국은 34%가 부동산이고 66%가 금융자산이다. 우리나라와 반대다. 우리나라는 한마디로 말하면 ‘재산=부동산’인데 부동산 가격이 비싸니까 부자처럼 보이는 것이다. 물론 부동산이 앞으로도 계속 오르면 상관없다. 나라는 미쳐버리겠지만 그런데 혹시 이웃나라의 일본과 같은 집값 하락 현상이 앞으로 장기적으로 나타나면 어떻게 될까? 나는 그럴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본다. 그때 가면 내 노후는 어떻게 될까 걱정이 된다.
우리나라 부동산 값이 얼마나 비싼가
내가 초등학교(초등학교) 다닐 때는 우리나라 면적이 93,000 평방킬로미터라고 그랬는데 새만금 넓히고 뭐 넓히고 지금은 10만 평방킬로미터라고 한다. 일본 열도는 38만 평방킬로미터이다. 그러니까 우리나라 땅은 일본 땅 넓이의 약 4분의 1 정도다. 그런데 우리나라 남한 땅을 재작년 가격으로 다 팔았다고 가정하면 또 일본 땅을 다 판 돈의 약 4분의 3이다. 우리나라 땅값이 일본 땅값의 평균 3배쯤 비싸다는 뜻이다. 일본 땅을 3평 팔아야 우리나라 땅을 한 평 산다는 것일 정도로 지금 우리나라 땅값이 비싸다. 내가 1980년대에 일본 동경에서 근무를 했는데 그때 일본의 땅값이 엄청 비쌌다. 우리나라 땅을 다 판 돈의 15배라고 했다. 그러니까 그 당시에 남한 땅값은 일본 땅값의 약 15분의 1이었는데 그게 지금 맞먹는 수준까지 땅값이 올랐고 일본은 내렸다는 것이다. 일본 땅값이 피크일 때가 1990년, 91년인데 그때는 굉장히 비쌌다. 일본 동경에 가면 왕궁이 있는 구가 있다. 지요다구라고 한다. 우리 서울에 창덕궁, 경복궁이 있는 종로구와 같은 구인데 일본 사람이 그 때 뭐라고 했냐면 이 지요다구 하나만 오늘 시세로 팔면 그 돈으로 캐나다 땅을 통째로 살 수 있다고 했다. 아니 세상에 땅값이 얼마나 비싸면 동경시내 종로구 같은 구하나 팔아서 그 돈으로 캐나다 땅을 다 살까? 그게 1990년 일본 땅값이었다. 그리고 그때 땅값이 비싸니까 일본도 전체 가계자산 중에서 부동산 비중이 60%, 지금 우리보다는 적지만 비슷했다. 근데 그 후에 30년 동안 일본 집값, 땅값이 떨어져 가지고 30% 정도까지 비중이 낮아졌다가 약간 늘어났는데 37%라고 한다. 일본의 전체 가계자산 중에서 부동산 비중이 60%였던 게 30%대로 줄어든 이유를 내가 조사를 해보니까 앞으로도 우리나라도 이렇게 될 가능성이 상당히 크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일본의 가계자산 중 부동산의 비율이 60%에서 30%대로 떨어진 이유
첫째는 지난 30년 동안 일본 집값, 땅값이 특별한 곳 몇 군데를 제외하고는 계속 떨어졌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일본의 3대 도시 도쿄, 오사카, 나고야의 택지(집 짓는 땅) 지수를 1982년을 100으로 볼 때 91년까지 약 9년 동안 3배 올랐다. 91년에 피크를 찍고 2010년까지 거의 30년 동안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아직도 옆으로 기고 있다. 그러니까 일본의 가계 자산 중에서 부동산의 비중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둘째는 일본 사람들의 집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 우리처럼 집에 한이 맺혀 있지 않다. 일본의 보통 사람들이 내가 집이 없는데 금융자산이 몇억 있으면 은행에서 돈을 빌려 집을 살까? 집을 사면 세금 내야지, 수리해야지 골치 아프다. 집을 사지 말고 다른 데 투자할까 냉정히 생각해 본다. 근데 우리는 지난 몇 년 간 내 돈이 하나도 없더라도 은행에서 빌려준다면, 아버지가 빌려준다면 눈감고 집을 샀다. 내가 1980년대에 일본 동경에서 근무할 때는 일본도 마찬가지였다. 그때 일본이 부동산 버블이 있었다. 수출이 잘 되니까 미국, 유럽 같은 선진국에서 일본한테 압력을 넣었다. 일본의 엔화값이 너무 싸니까 수출이 너무 잘 된다면서 가격을 두배로 올리게 만들어 버렸다.
※ 플라자 합의: 달러값은 내리고 엔화나 다른 나라 통화의 값은 올리자고 제안함.
그러니까 수출이 안 되어서 대책을 세워야 했다. 그래서 금리를 절반으로 낮추고 돈을 왕창 풀었다. 지난 3, 4년 동안에 우리나라 코로나 사태로 금리는 1%대로 낮아지고 돈은 왕창 풀다보니 땅값이 올랐다. 마찬가지로 일본도 기업은 땅 산다고 난리고 개인들은 지금 집 안 사면 큰일 난다고 난리고 그랬다. 우리나라나 일본처럼 농경문화를 가진 나라, 정착해서 사는 나라 사람들은 유목민 국가, 해양 국가처럼 이동을 전제로 하고 사는 나라 사람과 달리 내 집, 내 땅에 대한 집착이 엄청나게 강하다. 근데 일본의 집값, 땅값은 떨어지고, 젊은 사람들은 줄어들고, 노인만 남고, 경제는 어려워지는데 지금 우리도 그렇게 가고 있다. 그러니 일본 사람들이 ‘집 없으면 어때, 빌려 살면 되지’ 이렇게 바뀌었다.
근데 내가 어디 가서 지금까지의 내용을 말씀드리면 많은 분들의 얼굴 표정에 나타난다. ‘저 친구는 증권회사에서 온 모양이구나. 주식 사라고 꼬시려고 그러는구나.’ 그러니까 ‘보나마나 막판에 가면 주식 사라고 할 거야’ 라는 표정들을 짓고 있다. 아니다. 나는 함부로 사라, 팔아라 말하기 어렵다. 왜냐면 떨어지면 그냥 직선으로 떨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일본도 20년, 30년 하락이 계속될 줄 몰랐다. 20년, 30년이 지나고 나서야 알았다. 하락도 일시하락인 줄 알았다. 우리가 지금이 일시적인 하락인지 장기 침체로 가는 하락일지 잘 생각해 보셔야 한다. 그래서 함부로 내가 오늘 뭐 집을 팔아라, 사라 하는 말은 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앞으로 나이가 들어서 노후에 나는 어디서, 누구와, 어떻게 살 건가에 대해서는 한 번 생각해 보셔야 한다.
얼마 전에 서울시에서 65세 이상 된 부부들에게 물어봤다. 두 분 중에 한 분이 돌아가시고 혼자 되시면 다시 자녀들하고 같이 살겠냐는 물음에 같이 살겠다는 대답은 20% 밖에 안 되었다. 50%는 자식들하고 멀지 않은 데서 혼자 살겠다, 30%는 실버타운 같은 노인 전용 시설로 가겠다고 했다. 80%가 자식들이 안 살아주는 게 아니고 본인들이 불편해서 혼자 살겠다는 것이다. 그러면 애들하고 살다가 애들 다 나가, 둘만 남아, 그 중에 한 사람이 아파(부부 간병기), 한 사람 떠나, 혼자 남아, 그 사람도 아파, 떠나... 이 모든 게 한 30년 사이에 생긴다. 그 과정, 과정별로 나는 어디서, 누구와, 어떻게 살 건가 그걸 잘 생각해 보셔야 한다. 우리나라는 100살 이상 된 김형석 교수님 같은 그런 분들을 백세인이라고 부른다. 지금 우리나라 백세인이 몇 분이나 계실까? 작년에 통계를 보면 약 8천 명 정도 계신다고 한다. 그 100세인은 어디 살고 계실까? 옛날의 백세인은 시골에 경치 좋고 공기 좋은 진안, 장수 이런 데 사셨는데 지금 백세인의 절반은 요양병원에 계신다. 나는 각오하고 미리미리 보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어머니들은 반대다. 오히려 딸이 시집갈 때쯤 되면 큰 집으로 이사 가려고 한다. 그러면 사돈의 폼도 나고 옛날에는 재테크가 됐다. 근데 지금은 큰 집이 골치 아프다.
우리나라 인구가 5,200만명 가구수가 5,100만! 그 중에서 혼자 사는 가구, 둘만 사는 가구를 합친 비율이 1980년도만 해도 15% 밖에 안 됐다. 그때는 가족이 많았다. 이게 2022년에는 62%로 늘었다. 일본도 오래전에 60%를 넘었다. 우리나라도, 일본도 대부분이 혼자 아니면 둘이 사는 세상이 오고 있는데 아직도 서울에서는 재개발했다 하면 몇 평 늘어나는지 궁금해 한다. 조심해야 한다. 그리고 요즘은 우리나라도 지방에도 빌딩이 많이 생기는데 젊을 때는 상관 없다. 나이 들어서는 고층 아파트도 조심하셔야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유난히도 돈 많은 사람은 하늘로 가고 돈 없으면 땅 밑으로 가는데 너무 하늘을 좋아할 게 아니다.
벌써 몇 년 된 얘긴데 일본에서 난리가 났었다. 오하라 레이코라는 국민 탤런트가 죽었는데 사흘 만에 발견됐다. 고독사! 일본이 벌컥 뒤집혔다. 어느 도의 뉴타운 단지 하나를 조사해 봤더니 과거 3년 동안에 고독사한 사람이 25명, 그 사람들이 죽어서 발견될 때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렸는가 보니 평균 21.3일이었다.
고독사가 늦게 발견되는 이유
사람이 들락날락하는 데 살지 않기 때문이다. 자식하고도 안 살면 이웃집만 한 복지시설이 없다. 근데 30층, 40층에서 혼자 아니면 둘이 살고 있어 봐라. 아무도 안 찾아온다. 우리가 일본을 걱정할 때가 아니다. 일본은 아파트의 슬럼화가 문제라고는 하지만 일본 전체 주택수에 철근 콘크리트로 지은 대단위 아파트의 비율은 10% 밖에 안 된다. 지방도시 가면 아파트가 별로 없다. 우리나라 전체 주택 수 중에 아파트의 비율은 3년 전에 63%였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아파트 공화국이다. 나는 지방 시골에 고층 아파트 서 있는 거 보면 앞으로 10년 후, 20년 후 우리 손주들이 저거 때려 부수려고 얼마나 고생을 할까 걱정이 된다.
그래서 요즘 일본에서는 부부만 남았거나 사별하고 혼자가 되면 시내에서 사는 게 유행이 됐다. 시내에서 18평~20평짜리 병원 가까운 곳! 나이들면 병원이 가까워야 된다. 문화 시설도 가까운 것이 좋다. 재미가 있어야 되니까! 쇼핑할 곳도 가까운 곳이 인기가 있다. 대형 고층아파트를 조심해야 한다.
앞으로 우리가 조심해야 될게 또 하나 있다. 집을 사는 사람은 젊은 사람들이라고 봐야 되는데 지난 20년 동안에 우리나라 20, 30대는 100만 가구가 줄었다. 또 앞으로 20년 동안에 130만 가구가 또 준다고 한다. 집을 늘려 가는 시기는 애들이 생기면서 40, 50대 때이다. 근데 지난 20년 동안에 우리나라 40, 50대 가구는 260만 가구가 늘었는데 앞으로 20년 동안에는 190만 가구가 줄어든다고 한다. 그러면 노인 가구만 늘어나는 것이다. 노인 가구만 지난 20년 간 400만 가구 늘었고 앞으로 20년 동안에 530만 가구가 또 는다고 한다. 근데 노인분들은 이미 집이 있거나 없더라도 이 나이까지 없는 건 살 능력이 없기 때문일 것이기 때문에 늘어나는 노인 가구수는 집을 살 사람들이 아닌 것이다. 누가 집을 살 건가 한번 생각해 보셔야 한다. 1, 2인 가구는 지난 20년 동안에 680만 가구가 늘었는데 앞으로 20년 동안에는 380만 가구가 또 는다고 한다. 그런데 3인 이상 가구는 지난 20년 동안에 110만 가구 줄었고 앞으로 20년 동안에 170만 가구가 또 준다고 한다.
또 하나 문제를 생각하셔야 한다. 일본은 집값이 떨어졌는데도 불구하고 가계부채가 별로 없기 때문에 하우스푸어가 될 염려는 별로 없었다고 한다. 40대 미만은 과거에 집 산다고 부채비율이 188%였지만 꾸준히 갚아나가면 퇴직 후에 빚이 4%밖에 안 남는다. 거의 없다. 근데 우리나라는 이 비율이 퇴직할 때가 됐는데도 49% 가량의 빚이 그냥 있다. 우리나라 50대 가구의 가구당 평균 부채가 1억 8천 이라고 한다. 많은 집은 몇 억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가 나이가 들어도 가계부채가 많은 이유?
15평에서 20평, 20평에서 30평, 30편 40평 그때마다 은행에서 3년 4년 기한으로 돈 빌려 집을 사니까 퇴직했는데도 빚이 그냥 있는 것이다. 만약 10년, 20년 후 우리나라에서 일본과 같은 집값 하락 현상이 나타났는데 가계부채가 그대로 있으면 우리나라의 주택빈곤, 하우스푸어가 굉장히 많아질 것이다.
주식, 부동산도 소용 없다. 제발 ‘이걸’ 모으셔야 한다.
사고팔고의 문제는 알아서 하시더라도 원칙만은 지키셔야 한다. 그래야지 주택빈곤, 하우스푸어가 안 될 수 있다. 투자라고 하는 것은 리스크가 따르는 것이다. 따라서 재산이 한 곳에 집중되어 있으면 안 된다. 갖고 계신 재산이 100% 부동산에 몰빵되어 있다면 그 부동산이 오를 때 오를 망정 우선 10%, 20%라도 금융자산을 가져가야 한다. 그리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금융자산의 비율을 높여 가셔야 한다. 환갑 나이쯤 되면 선진국 수준까지는 못하더라도 부동산과 금융자산 비중이 반반 정도는 돼야 된다. 그래야지 오르든 떨어지든 주택빈곤 하우스푸어가 안 된다. 그리고 과도하게 부채를 안고 집을 사는 것은 정말 조심해야 된다. 그러면 부동산 비중을 줄이고 금융자산을 현금/예금/주식/채권/펀드/보험/연금 등 수많은 금융상품 중에서 뭘로 늘리면 좋을까? 그걸 결정하기 전에 먼저 수많은 금융상품은 저축 상품과 투자상품으로 나눠진다는 걸 아셔야 된다. 이게 미국의 중학교 책에 나오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중학교만 졸업하면 저축이라는 말과 투자라는 말이 어떻게 다른지 알 수 있다. 근데 우리는 학교에서 이런 걸 배운 일이 없기 때문에 대학을 졸업해도 저축과 투자를 비슷한 개념이라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저축과 투자는 상반된 개념을 갖고 있다.
저축
아껴서 모은다는 뜻. 우리가 은행에 예금하는 거, 지급액이 확정된 보험에 드는 거, 지급액이 확정된 연금에 드는 것을 저축 상품이라고 한다. 저축상품을 사시면 늘어나는 속도는 느리지만 원금이 깨지는 법이 없다. 금융기관이 운용의 결과를 책임져 주기 때문이다. 귀찮으시면 예금처럼 갖다 맡기면 책임져주는 상품이 저축상품, 책임 안 져주는 상품은 주식이나 펀드처럼 투자 상품이라는 것만이라도 외워두면 좋다.
그러면 어떤 돈으로 예금, 저축을 해야 되는가
단기간 내에 써야 될 돈, 원금이 깨져서는 절대 안 되는 돈은 눈 감고 예금해야 한다.
투자
가능성을 믿고 자금을 투하한다는 뜻. 주식, 채권, 선물, 옵션, 펀드, 보험 중에서도 변액보험, 연금 중에서도 변액연금을 가리킨다. 잘하면 돈을 벌지만 잘못하면 원금도 꽤 까먹는 리스크가 따르는 상품을 투자 상품이라고 한다. 그런데 변액보험, 변액연금 든 분이 분명히 몇 분 계실 것이다. 더 문제는 자기가 들었는지 안 들었는지 모르는 분이 더 많다는 것이다. 내 아내를 보고 알았다. 몇 년 전에 내 아내가 보험 좋은 거 들었다고 나한테 자랑을 했다. 변액보험이었다. 변액보험, 변액 연금은 이름은 보험, 연금인데 들어가 보면 펀드 투자나 마찬가지다. 그래서 변액보험, 변액연금을 들 때는 꼭 운용하는 회사가 어딘지 알고 드셔야 한다. 실력 있는 운용 회사가 운용하는 곳에 들어야 한다. 아내한테 운용회사가 실력 있는지 알고 있냐 물어보니까 몰랐다. 그 변액보험을 소개해준 사람한테 가서 물어보라니까 그 사람도 몰랐다. 본사에 물어보고 알려준다고 했다. 이게 문제다. 그리고 투자를 할 때는 어떤 돈으로 해야 하는가? 단기간 내에 써야 될 돈은 따로 마련되어 있는 상태에서 여윳돈으로 해야 한다. 그러니까 빚 내서 하면 안 된다. 시장에 장기간 묻어둘 각오가 되어 있고 비상사태가 오더라도 놀라지 않고 참고 기다리겠다는 각오가 되어 있는 돈으로 해야 한다. 금리가 10% 넘던 시절에는 투자 안 해도 된다. 예금만 해도 늘어나니까. 지금은 올랐는데도 3% 정도다. 수익을 내려면 어느 정도 리스크가 따르더라도 손해를 볼 각오를 하고 투자 상품을 운용할 수 있는 공부를 하셔야 한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투자에 관한 공부라 하면 주가 예측, 부동산 예측, 즉 예측에 관한 공부를 한다. 온갖 유튜브가 날만 새면 오르는지, 떨어지는지, 뭐 사야 되는지 얘기하고 있다. 노력은 하지만 보통 사람이 단기 예측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걸 인정하고 시작하셔야 한다. 이름만 말씀드리면 알만한 펀드매니저도 나한테 고백을 했다. 누가 자기한테 와가지고 주가가 어떻게 되냐고 물어보면 미치겠다고 한다. 모르니까. 아니 그 사람도 모르는 걸 보통 사람이 어떻게 알겠는가?
자산관리의 기본 원칙을 공부해야 한다. 그리고 전문가를 활용하는 법, 어떤 사람이 전문가인지 아닌지 식별하는 방법을 공부를 해 두셔야 한다. 그래서 한마디로 말하면 소개를 받아서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야 한다. 자기 장사하는 그런 전문가 만나면 안 된다. 실력을 검증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야 한다. 리스크에 대한 이해도 제대로 하셔야 한다. 우리나라는 리스크를 위험이라고 번역하고 언론에서도 그렇게 번역하고 있다. 나는 그러면 안 된다고 본다. 십몇 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 어머니들이 세계에서 깡이 제일 좋았다. 그때는 아줌마들이 무모해서 겁이 났다. 근데 지난 십몇 년 사이에 우리나라 어머니들이 주식, 펀드 사서 깨먹고, 아들 취직했는데 잘리고, 딸 시집갔는데 고약한 놈 만나... 지금 우리나라 어머니들 눈에 보이는 거는 위험밖에 안 보인다. 입에 위험을 달고 다닌다. ‘위험한 놈 만나지 마라,’ ‘위험한 회사 들어가지 마라,’ ‘공무원 돼라,’ ‘위험한 상품도 하지 마라’ 등등. 지금 우리나라 어머니들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자기 애들을 바보로 만들고 있다. 위험은 danger지 risk가 아니다. 폭탄 터져 죽을 위험, 홍수 나서 죽을 위험 같은 것들이 위험이다. 그럼 리스크의 정확한 번역은 무엇이냐? 불확실성이다. 잘될 수도 있고 잘못될 수도 있는 것이다. 잘못되는 경우만 놓고 ‘위험’이라고 번역하면 반쪽짜리 번역이다. 예전에는 안전빵이라는 게 있었다. 직업도 그러했고 저축만 해도 10%씩 붙었었다. 하지만 이제는 결혼을 하는 데도, 직업을 선택하는 데도, 자산을 운용하는데도 리스크(불확실성)를 안지 않고서는 풍요로운 인생을 살 수가 없다.
공무원도 안전하지 않다. 국민들이 화가 나면 행정개혁 압력이 들어온다. 교사가 안전한가? 애들이 없는데 어떻게 교사를 하나? 작년 봄에 서울교대 졸업생이 300명이 넘었는데 발령받은 게 112명이라고 하지 않는가. 이제 안전한 건 없다.
리스크의 라틴어의 어원이 어디서 나왔냐 보면 ‘용기를 갖고 도전하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우리도, 우리 애들도 용기를 갖고 리스크에 도전하되 관리할 수 있는 지혜를 배워야 우리한테 희망이 있다.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면서 리스크를 어떻게 관리해야 되는가 공부를 하셔야 된다.
주식투자에 따르는 리스크
주식 투자를 하려면 시세 해석하는 노력도 하고, 좋은 종목 고르는 노력도 해야 되는데 기본적으로 주식 투자에는 두 가지 리스크가 있다. 이 리스크를 어떻게 방어해야 되는가 이걸 알고 시작해야 된다. 첫째 리스크는 마켓 리스크, 시장 리스크라고 한다. 내가 아무리 좋은 우량 주식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3년 전 이맘 때 코로나 사태로 주가 박살날 때, 9.11 테러 사태로 주가 박살날 때 미리 알았나? 재작년 우크라이나 이슈로 박살날 때 주가 미리 알았나? 내가 50년을 이 업계에서 일을 해왔는데 지나고 보니까 불측의 사태가 가끔 가끔 가끔 나타난다. 근데 그게 언제 나타날지, 그 상황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 그런데 내가 갖고 있는 주식이 틀림없이 우량주식이라면, 그 신념이 있다면 6개월 후가 될지 1년 후가 될지는 모르지만 그 상황이 지나가면 다시 오를 수 있고 그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다는 생각으로 장기 투자를 하라는 것이다. 근데 사람들은 장기투자 얘기하면 짜증 낸다. 근데 앞날은 예측할 수 없다.
보통 사람이 주식을 어떻게 시작하나? 누가 돈 벌었다는 얘기 듣고 투자한다. 그렇게 물리면 그때부터 이 사람은 타의에 의해서 장기 투자로 들어간다. 본전 찾을 때까지 안 파는 것이다. 그리고 장기투자했다고 왜 안 오르냐고 그런다. 불량 주식을 100년 갖고 있어도 안 오른다. 그게 개별종목 리스크다. 그래서 분석도 해보고 전문가 도움도 받고 좋은 종목 고르는 노력을 해야 하는데 신이 아닌 이상 100% 우량종목을 고른다는 보장이 없다. 그래서 5, 10, 20 종목에 분산투자 하는 것이 좋다. 근데 석유 주식과 항공 주식을 같이 사면 석유 주식이 오를 때 항공 주식 가격은 떨어진다. 그래서 가지고 있는 여러 종목의 평균 수익률을 높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 한 종목의 대박을 노리는 건 위험하다. 그래서 장기 투자로 시장 리스크를 방어하고 분산 투자로 개별 종목 리스크를 방어하는 것이다. 이걸 확실하게 이해하고 계셔야 한다.
내가 황당할 때가 있다. 퇴직 예정자들을 대상으로 강의하는데 ‘퇴직금 2억 받는데 그걸로 주식 사서 노후자금 마련할 수 없을까요?’ 묻곤 한다. 그거 투자했다가 날려버리면 얼마나 불행하겠나? 인생 단계별로 자산관리 전략이 3단계로 나눠진다. 그 단계에 맞게 자산관리를 하셔야 된다.
1단계 현역
이때는 일을 하면서 운용하는 단계다. 현역이니까 월급 받아서 쓰고, 아껴서 쓰고, 남은 돈을 적립해 가면서 모아 가면서 운용하는 단계다. 이때는 현역 시절이니까 좀 공격적으로 해도 된다. 장기투자, 분산투자 원칙만 잘 지키면 된다. 근데 조심할 것은 2단계부터다.
2단계 퇴직 후
퇴직하면 월급이 없다. 모아놓은 노후 자금을 꺼내 쓰면서 운용하는 단계다. 세계 평균을 조사해 봤더니 모아놓은 노후자금의 연 4% 이내에서 꺼내 썼다. 그래야지 30~40년 꺼내 쓰니까. 1억을 모았으면 1년에 400만원 이내에서 꺼내 써야 한다. 그리고 남은 돈은 운용을 하는데 무슨 주식 사서 대박 내려고 하는게 아니고 목표 수익률을 정기예금 금리 플러스 알파, 지금 기준으로는 금리가 3% 정도니까 4~6% 정도를 목표로 하고 운용을 해야 한다. 보수적으로 펀드 투자를 하고 있다면 채권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 혼합형 펀드를, 주식을 직접 하고 싶으시다면 갖고 있는 전체 금융자산의 20~30% 이내에서 주식을 하는 식으로 그렇게 보수적으로 해야 한다. 그리고 2단계에서 중요한 건 가능하면 노후자금을 안 꺼내 쓰는 노력이다. 덜 꺼내서 쓰는 노력을 하셔야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연금 수입이 있어야 한다. 나는 국민연금을 130만원 받는다. 그만큼 덜 꺼내쓴다. 두 번째는 퇴직을 하면 월급이 없으니까 생활비를 아껴야 한다. 절약해야 한다. 집을 줄이거나 지방으로 이사를 하거나 그래서 50만 원 줄이고 100만 원 줄이고 해야 한다. 그리고 세 번째는 무슨 일이든지 일을 하셔서 근로소득을 마련하셔야 한다. 연금소득, 절약, 근로소득으로 가능하면 모아놓은 노후자금을 덜 꺼내쓰는 노력을 해야 한다.
3단계 70대 후반, 80대 초반
판단력이 흐려지는 시기이기 때문에 운용에서도 졸업해야 한다. 예금과 같은 확실한 상품에 넣어놓고 아껴서 꺼내 쓰다가 세상 떠나는 것이다. 내가 죽기 전에 내 노후자금이 바닥나면 안 된다. 나의 수명보다 노후자금의 수명이 더 길어야 한다.
현역이든 은퇴자든 자산관리 하려면 종목을 골라야 한다. 내가 사려고 하는 금융상품이 저축상품인지 투자상품인지 알고 사야 한다. 기발한 상품이라면서 사기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누가 좋은 거라 하면 꼬치꼬치 캐물어서 온전히 이해한 후에 하거나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 하지 말아야 한다. 투자 원칙 중에 제일 중요한 워칙은 ‘모르는 상품에는 절대 투자하지 말라.’ 그리고 예금처럼 맡기면 책임져주는 상품은 사놓고 잊어버리셔도 된다. 투자 상품은 잘못하면 원금도 깨먹으니까 꼼꼼히 살펴봐야 되는데 그 중에도 간접 투자 상품(펀드, 변액보험, 변혁연금)은 국민은행, 삼성증권, 농협 등 믿을 만한 곳에서 사는 게 좋다. 근데 더 중요한 건 그 간접 투자 상품을 수익을 보게도 하고 손해를 보게도 하는 데가 있다. 무슨무슨 투신운용사, 무슨무슨 자산운용사가 바로 그것이다. 우리나라에 300개쯤 있다. 이 운용회사 중에서 실력있는 운용회사 상품을 구매하는 게 좋다. 그런 회사는 몇 개 없다. 근데 그걸 확인하고 사는 사람이 100명에 1명도 없다.
단서 조항
금융상품에는 단서조항이 있는 상품이 많다. 특히 보험 상품에! ‘몇 년 이상 장기로 가입하면 이러이러이러한 혜택이 있습니다.’ 이걸 모르고 샀다가 나중에 싸우고 그런다. 단서조항이 있는 상품이 있는지 꼭 알고 사셔야 한다.
적합성
어떤 사람한테는 참 좋은 상품인데 나한테는 맞지 않은 상품이 있다. 직장인이 컴퓨터 앞에 앉아 가지고 선물 옵션이나 주식을 샀다 팔았다 한다면 빨리 말려야 된다. 그 사람은 회사 잘리려고 작정한 사람이다. 사장을 할 때 사무실을 가끔 도는데 내가 지나가는 순간에 컴퓨터를 팍 끄는 친구가 있다. 야한 사진 보고 있었거나 주식하는 친구 그런 친구들 중에 진급 빨리 되는 친구를 못 봤다. 주식은 해야 한다. 하는 게 좋다. 근데 하더라도 일주일에 한 번이나 보고 느긋하게 해야 한다. 직장인은 직업에서 성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장 큰 투자 엔진은 자신의 직업이다.
세금
세금은 부자들만 생각하면 됐었는데 앞으로는 서민들도 절세상품을 잘 활용해야 한다. 정부가 국민들의 노후를 책임질 수 없으니까 노후 준비하시라고 절세상품을 많이 내놓고 있다. 그걸 잘 활용해야 된다. IRP 개인형 퇴직연금, ISA 종합자산관리계좌, 개인연금 이런 상품들 빨리 공부해야 한다. 그래서 세제 혜택 받고 그걸 운용해서 노후자금 마련하는 것이다.
수수료
펀드 사시면서, 보험 가입하시면서 수수료가 얼마나 되는가 이거 물어보고 사는 사람 100명에 한 명도 없다. 근데 선진국의 투자가들은 펀드 살 때, 보험 가입할 때 제일 먼저 물어보는게 수수료다. 0.5%만 차이나도 5년, 10년 가면 큰 차이를 낸다. 그래서 여기 있는 여섯 가지는 꼭 확인하고 사셔야 한다.
영상 확인: https://www.youtube.com/watch?v=WlRJNG7SDq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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