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 2등이 학교에서 일진이 되어가는 과정에 관한 러셀TV의 인터뷰 내용을 정리해 봤습니다.
Q. 어떤 학창시절을 보냈나?
A. 초등학교 때부터 관심 받고 인정 받는 거 좋아했다. 아들러가 말했듯이, 출생 서열, 출생순위에 따라 뛰어 넘으려 하는 게 성장 도기가 된다. 그 기저에는 열등감이 있었다. 형하고 9살, 누나하고 7살 차이 나다보니 형, 누나를 뛰어넘고 싶은 욕망이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멍청하단 소리를 많이 듣고 자랐는데 9살 차이나는 형이 볼 때는 당연히 멍청해보였을 것이다. 그러다보니 슬프게도 애늙은이가 됐다. 어른스러워 보이고 싶고 형, 누나의 기준에 맞추고 싶었다. 성숙해 보인다는 게 사실 좋은 게 아니다. 빨리 이루고자 하면 돌아가게 될 수도 있다. 빠른 인정과 관심을 위해 택한 길이 싸움이었다. 공부를 잘 할 것 같진 않으니 주먹이라도 잘 쓰자고 결심한 것이 통한 것.
Q. 학교에서는 우월감을 느꼈는데 집에서도 그러했나?
A. 그런 거 없었다. 짱이라 그랬을 땐 오히려 더 덜떨어진 애로 봤다. 그리고 어머니가 나를 서울대에 보내고 싶어 하셨다. 중학교 들어갈 때 전교 2등으로 들어갔었다. 그런데 과목이 많아지니까 머리가 아팠다. 문과 성향인데 이과 공부를 하려니 지금도 그렇지만 숫자만 보면 머리가 아팠다. 지금 박사공부를 하면서도 사회학인데도 양적 연구를 안 한다. 질적 연구만 한다. 서울대 가려면 수학도 잘 해야 하는데 첫째로 하기가 싫고 둘째로 이거 조금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공부를 지속했어야 했는데 공부를 놔버렸던 게 패착인 것 같다. 지금 중독학 박사과정생인데 내가 정의내릴 때 중독은 ‘좋은 결과를 빨리 얻고자 할 때 생기는 것’이다. 게임은 리스폰이 가능하지만 인생은 그렇지 않다. 내가 잘못한 부분도 안고 가야 하는 게 인생이기 때문에 인생과 게임은 본질적으로 다르다.
Q. 아들이 나와 같은 길, 일진의 길을 걷고 아이들을 괴롭힌다면?
A. 가슴이 찢어지는 일인데 선조들의 말이 틀린 게 없다. “맞은 놈은 발 뻗고 자도 때린 놈은 발 뻗고 못 잔다.” 차라리 맞았다 그러면 치료해 주고 많이 아팠냐 위로해주고 아이가 트라우마가 생긴다면 상당히 문제긴 하지만 때리면 자기가 괴롭다. 폭력을 가하는 자체가 족쇄가 되고 악한 인을 심는 것이 된다. 그리고 그로 인한 ‘과’가 온다. 세상은 인과다. 드라마에 나온 가해자들은 인간이 아닌 것 같고 인간이라면 누구나 양심이 있기 때문에 인간이라면 사실 괴로울 것이다.
Q. 그 때 어머니 마음도 찢어졌을 텐데 왜 그렇게 행동했나?
A. 부모님이 힘들어하시는 것도 알았는데 사람의 마음이라는 게 한 번 엇나가기 시작하면 스스로도 그게 제어가 잘 안 된다. 치지재격물론이다. 엄마한테 미안한 마음보다 인정받는 걸로 인해 즐거운 마음이 더 컸기 때문에 그렇게 행동했던 것이다. 결국 그것도 중독이었다. 예전에는 때린 놈, 맞은 놈이 있으면 상황을 파악한 후에 ‘우리’로 만들어가는 게 문화적 원형이었다. 요즘은 되갚아주자는 분위기가 만연하고 우리 아이가 최고라는 분위기가 만연해 있는 것 같다. 성숙한 부모라면 상황을 먼저 모색하는 게 필요하다.
Q. 만약 어렸을 때 누군가가 따뜻한 관심 가져줬다면 방황하지 않았을 거라 생각하나?
A. 관심 많이 받고 사랑도 많이 받았는데 사회적 지지가 중요하다. 사회적 지지가 많은 게 좋은 환경이 될 수도 있는 거고 좋은 인간은 사회적 지지를 해주는 인간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교사나 부모나 어른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수 있는 권한이 있다는 것에 대해서 교사도, 부모도 자각을 하고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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